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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나의 독일 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포스팅해보려 한다.

나는 코로나가 심해지던 2020년 9월에 남편의 직장으로 인해서 독일로 오게 되었다.

독일에서 살게 될 것이라곤 상상도 해본 적 없었던 나는 우선 설렘을 안고 이곳으로 오게 되었다.

해외에서 살게 되는걸 부러워하고 원하는 사람이 많겠지만 그 안에 있는 세세한 부분까지 알지는 못하기에 내가 지금까지 살면서 겪은 독일 생활의 장단점을 풀어보려고 한다.

 

  • 장점

1. 여유로움

 

내가 독일에 살게되면서 가장 장점이라고 생각하는 부분 중 하나이다. 

여기서 말하는 여유로움이란 돈을 떠나서 정말 온전한 나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여유가 많다는 얘기이다.

물론 나는 독일에 오면서 사람과의 관계가 그리 넓지 않고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다. 그래서 더더욱 가질 수 있었던 좋은 부분이었던 것 같다.

내가 한국에 있으면서 직장, 인간관계 등을 하면서 너무나도 많은 스트레스를 받아왔고 긴장을 하며 지냈던 탓에 이런 여유로움을 가질 수 있는 기회가 많지도 않았고 가져볼 생각 조차 하지 않았던 것 같다.

그러나 철학으로 유명한 나라답게 나를 돌아볼 수 있는 시간, 나를 위한 시간을 쓸 수 있는 여유가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행복감을 느꼈다.

 

2. 맑은 공기

 

한국의 봄에 미세먼지가 있다면 이곳의 공기에는 먼지가 별로 느껴지지 않는다.

다만 3-4월쯤 되면 사하라 사막에서 오는 흙먼지로 인해 황토비가 내려 일주일가량 모든 세상이 황토색으로 물든다.

이 시기를 제외하면 대체로 맑은 공기를 마실 수 있는 것 같다.

 

3. 저렴한 식료품

 

내가 지금 글을 쓰고 있는 2023년 2월 20일 현재, 식료품값이 굉장히 많이 올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야채나 과일의 경우 한국에 비해서는 굉장히 저렴한 편에 속한다.

아보카도의 경우 제일 저렴한 마켓에서 구입을 하게 되면 1유로 선 (대략 1350원)에서 구입을 할 수 있다.

그리고 더욱 저렴하다고 느껴지는 물품중 하나인 세제.

세탁세제나 주방세제 등 엄청난 세제의 종류가 있고 이 역시 1-3유로 정도면 괜찮은 품질의 세제를 구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렇기 때문에 난민들이 들어오더라도 생활을 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조심스럽게 생각해 본다.

 

4. 아우토반

 

독일에는 그 유명한 아우토반이 있다. 바로 속도제한이 없는 고속도로이다.

물론 모든 고속도로에 속도제한이 없는 것은 아니고 공사하는 부근, 코너가 심하게 꺾이는 부근, 경사가 심한 곳, 차선이 합쳐지는 부근의 경우는 물론 속도제한이 있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속도제한 카메라가 있는 곳도 있다.

하지만 180, 200km/h의 속도로 달리는 아우토반의 차들을 보고 있고 나 역시 160km/h가 넘는 속도로 일정 구간을 시원하게 달리고 있노라면 속이 다 뻥 뚫릴 정도이다.

 

5. 유럽

 

독일은 유럽이다. 이 말인 즉슨 유럽을 비자 없이, 한국에서 보다 저렴하게, 어떠한 입국 절차 없이 여행할 수 있다는 말이다.

나에게는 거주할 수 있는 비자가 있기 때문에 이것으로 유럽 내에 거주하고 있다는 증명을 할 수 있다.

그래서 유럽 내 나라들을 여행할 경우 기차, 자동차, 버스 등으로도 간편하게 여행을 다닐 수 있다.

 

  • 단점

1. 외로움

 

어느 해외를 나가도 외로움은 분명 존재할 것이다. 가족이든 친구든 연인이든 누군가가 주변에 있지 않는다면 말이다.

특히 독일이란 나라에서 외로움이란 기분을 많이 느끼게 되는 이유가 독일인들이 대체로 쉽게 가까워지지 않는다는 점 때문인 것 같다.

물론 어느정도의 친함이나 대화를 나누고 뭔가를 나누게 되는 것은 조금만 노력을 한다면 이루어지겠지만 그 사람들과 실제로 마음을 나누게 되고 본인의 고민을 나누고 하게 되는데 까지는 몇 년의 기간이 걸린다고 한다.

실제로 나는 독일인인 친구는 한두명이고 대부분의 친구들이 한국인이거나 독일어 수업을 하면서 알게 된 동일한 상태의 외국인이다.

독일회사를 다니는 남편의 경우 독일이 온지 2년이 지나서야 동료들과 어느 정도 가까워졌다는 느낌을 받게 되었다고 했다.

이렇다 보니 이 곳에서 살기란 외로움을 항상 지니는 것 같다. 

 

2. 좋지 않은 수질

 

유럽의 악명높은 석회가 가득한 수돗물에 대해서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나도 이런 이야기를 많이 듣긴 하였지만 독일에 와서 실제로 그 물을 겪어 보며 다시 한번 한국의 물이 너무나도 그리웠다.

정말 심한 곳은 불투명한 하얀 물이 나오기도 하니 말 다한 셈이다.

어느 정도냐 하면.. 처음 독일에 와서 세수를 하거나 샤워를 하고 나면 항상 몸이 간질거렸다.

바디로션을 발라도 정말 간지러웠다.

물 때문에 몸에서 알레르기처럼 올라왔던 것 같다.

그리고 이렇게 씻고 나서 샤워부스나 세면대의 물기를 제대로 정리하지 않으면 하얗게 자국이 남아있다.

이것 때문에라도 정말 청소를 자주 해주었다.

내가 현재 살고있는 집은 그나마 신식건물이라 나은 편이나 이전 살던 곳은 오래된 집으로 수질 검사까지 함에도 불구하고 언제나 석회자국이 오래오래 남아 청소를 하지 않으면 굉장히 더러워 보이는 효과를 주었다.

심지어 브리타로 정수를 하더라도 석회가 완전히 걸러지지 않았기 때문에 우리는 마실 수 조차 없이 매번 생수를 샀어야 했다.

 

3. 어두운 날씨

 

독일 뿐 아니라 유럽 쪽에 있는 국가라면 피해 갈 수 없는 지독한 겨울날씨를 말한다.

한국의 경우 겨울에도 기온은 마이너스지만 해가 떠있는 날이 더 많다. 그러나 유럽에 있는 국가라면 겨울에 해가 떠있어 밝은 날보다는 구름이 잔뜩 낀 어두운 날들의 연속을 경험하고 있을 것이다.

이러한 날씨의 영향으로 겨울에 유독 독일인들의 얼굴표정이 어둡고 행동이 까칠한 경우를 많이 보았다.

그래서 해가 쨍쨍 뜨는 날이 좋은 날에는 길에 사람들이 모두 나와서 산책을 하거나 일광욕을 즐기고 있는 걸 많이 볼 수 있다.

내가 체감한 겨울시기는 11-2월, 4월-5월 초로 길게 느껴지기 때문에 독일에서 건강하고 즐거운 생활을 하기 위해서는 해가 뜨는 여름에 열심히 해를 맞으며 기분을 좋게 끌어올려야 한다.

 

4. 언어

 

영어권이 아닌 나라를 가면 어디든 언어에 대한 불편함은 다 갖고 있다. 하지만 이 나라에서 살아야 하는 경우..독일에서는 독일어가 반드시 필요하다.

우선 나의 비자를 갖고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독일어 시험을 치뤄야 하기 때문이다.

독일 중에서도 아마 베를린이나 뮌헨 등 국제적인 도시나 외국인의 비중이 높은 지역들의 경우 영어만 사용하더라도 충분히 생활이 가능하지만 내가 사는 남서부 지역의 경우 보수적인 면이 더 강해서인지 독일어를 모른다면 생활이 조금은 힘든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나는 왠만하면 독일어로 생활을 하려고 필수적인 독일어 시험이 끝난 뒤로도 독일어 공부를 혼자서 하고 있다.

특히나 시장, 마트, 작은 식당 등에서는 독일어만 할 수 있는 사람들이 더 많다 보니 독일어를 하지 못한다면 질문하는 것조차 힘들 수 있으니 말이다.

 

5. 느리고 답답한 행정처리

 

이 부분은 아마 한국을 제외한 나머지 국가들에서 많이 느끼게 될 것인데, 반 이상의 업무를 온라인상으로 할 수 있게끔 만들어 놓은 한국의 행정처리에 비해서 해외의 행정처리는 모두 대면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물론 요즘은 조금씩 바뀌고 있어 한두가지의 행정업무의 경우 온라인으로 처리가 되고 있긴 하지만 오히려 비용이 더 많이 들어 그냥 대면처리를 하러 가는 편이 낫다는 생각이 드는 경우도 있었다.

게다가 이메일보다는 여전히 종이우편물로 처리를 하고 있어 하루 이틀이면 끝날 작업이 1-2주 뒤 우편물을 받고 재방문을 하여 다시 처리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 단순 업무가 한 달 가까이 걸리게 되는 경우도 많이 보았다.

이런 경우를 특히 이사를 하게 될 때 다양한 장소에서 겪게 되는데 나로써는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6. 병원

 

앞서 말한 느린 행정처리에 연결되어 한국이 아닌 나라에서 겪게 되는 불편함 중의 제일 불편한 점이 바로 병원 문제이다.

독일에는 하우스아츠트(Hausarzt) 라는 한국으로 따지면 주치의의 개념이 있어서 보통 한번 등록이 되고 나면 그곳을 기본적으로 방문하게 된다.

다른 말로 하자면 등록이 되어 있지 않다면 등록을 먼저 해야 하고, 사람이 많은 병원의 경우는 신규환자를 받아주지 않아 등록을 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는 경우가 생기곤 한다.

게다가 병원을 가기 위해선 반드시 예약을 하고 가야 하는데 보통의 병원 예약은 (*특히 사람이 많은 대도시 혹은 사람이 너무 없어 병원이 잘 없는 경우) 한 달 뒤에나 잡을 수 있어 당장 너무 아픈 경우조차도 진료를 받기가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물론 너무 심하고 급할 경우 응급실을 가거나 그냥 찾아가면 받아주긴 하지만 이의 경우 정말 운이 좋아야 진료를 받거나 치료를 받을 수 있다는 점 때문에 그렇게 추천하지는 않는다.

다행히도 내가 독일에 사는 동안 그렇게 크게 아픈적은 없어 약국에서 약을 타서 먹거나 집에서 그냥 푹 쉬면 금방 나았기 때문에 병원을 찾을 일이라곤 독감예방주사를 맞거나 코로나 백신을 맞을 경우 밖에 없었다.

웬만하면 병원은 방문하고 싶지 않다.

 

내가 나열한 장단점들의 경우가 모든 사람들이 똑같이 느끼는 점들이라 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내가 독일에 살아보면서 느낄 수 있었던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장단점들이기 때문에 대체로 비슷하게 느끼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독일에 와서 살고 싶어 하는 사람 혹은 일을 하고 싶어 하는 분들에게 잠시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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